서평

[리뷰] AI 골드러시, 돈을 버는 자는 누구인가

서릿빛 2024. 11. 25. 01:01

서평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만약 25년 전에 엔비디아 주식을 구매했다면 수익률은 현재 339,493%에 달했을 것이다. 이는 투자한 돈이 약 3,500배로 불어났다는 의미다. 조금 더 실감 나게 표현하자면, 100만 원어치 주식을 사 두고 잊어버렸다면 지금쯤 한강뷰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AI는 유명세를 타기 전부터 우리의 삶을 지탱해 왔다. AI라는 용어는 상당히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닮은 아바타나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봇뿐만 아니라, 필기 인식, 음성 인식, 그리고 유튜브에서 다음에 볼 영상을 추천하는 알고리즘까지 모두 AI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AI라는 단어가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알파고와 ChatGPT의 등장이었다. 학자들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 많았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이 두 사건이 AI의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켰을 것이다.

 

알파고의 등장은 컴퓨터가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당시 바둑 챔피언이었던 이세돌을 4:1로 이긴 알파고는 단순한 게임 승리가 아니라, 인간의 지적 우위를 상징하는 영역을 기계가 정복했다는 의미였다. 이는 딥러닝 기술의 가능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AI 연구자들에게는 새로운 목표와 도전 과제를 제시했다.

 

ChatGPT의 등장은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거나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인간처럼 창의적이고 맥락을 이해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능력은 기존의 AI 시스템과는 차원이 달랐다. 특히 교육, 콘텐츠 제작, 고객 지원 등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직접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동시에 AI 윤리와 책임 있는 사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큰 사건이 발생하면 이권 업체들의 힘겨루기가 예상되기 마련이다. 현재 LLM은 IT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이며, 기업을 넘어 정부 차원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AI 법률에 의해 ChatGPT의 고급 음성 모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소유권, 그리고 각국의 경제적 주도권 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은 AI 기술의 선두를 잡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AI 기술의 발전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현실이 되었으며,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해당한다. 엔비디아는 GPU 기술을 기반으로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장악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고, OpenAI는 ChatGPT로 대중적 AI 모델의 가능성을 열어 기술 혁신의 선두에 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와 협력하여 Azure 클라우드와의 통합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으며, 구글은 TPU 기술과 딥마인드 연구를 통해 여전히 최첨단 AI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Anthropic은 'AI 안전성'이라는 차별화된 비전을 통해 신뢰받는 기술을 개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그러나 과연 AI가 정말로 비즈니스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AI 기술은 확실히 미래를 주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 길이 반드시 순탄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현재 LLM을 개발하거나 활용하는 기업들 중 어느 곳도 이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Open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Anthropic 등 혁신의 선두에 선 기업들은 AI 기술을 통해 생태계와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명확히 증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과거 'AI 겨울'이라고 불렸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AI는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며 한동안 주춤한 역사가 있다. 현재 AI는 여전히 성장 중인 기술로, 그 잠재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AI 골드러시, 돈을 버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책 제목이 암시하듯, AI 시대는 골드러시와 유사하다. 그러나 당시 골드러시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이들은 금광을 찾던 광부들이 아니라, 곡괭이와 삽을 판매하던 상인들이었다. 현재 AI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업체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장악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의 필수 기반을 제공하며 부를 축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정학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다툼은 기술을 넘어 경제와 안보 문제로 확산되었고, 유럽은 규제를 통해 독자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골드러시가 가져오는 급변하는 시장은 불안정하다. 주식시장이 하루에 시가총액의 10%가 오르내리는 현 상황은 분명 정상적이지 않다. AI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기대와 투자 과열이 교차하며 시장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단순한 겉핥기식 분석이 아니라, AWS AI 부문 부사장과 구글 Vertex AI 리더 등 사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통찰을 담아 신선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AI 산업의 실질적인 현주소와 미래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이들의 목소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AI는 분명 미래이다. 이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 AI 기업들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한다면, AI 기업들은 적자가 예상되는 미래를 알면서도 마치 빛에 이끌려 죽음으로 뛰어드는 나방처럼 AI 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술력이 좋다는 것이 꼭 돈을 잘 버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AI 골드러시, 돈을 버는 자는 누구인가를 통해 우리는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단순한 기술 열풍에 휩쓸리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본 리뷰는 출판사 프리렉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